마음서재.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마음서재.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황량한까마귀72 0 1 09:46

​박진택, 백송이 디자이너의 취향이 스민 곳8eyes는 창작자를 위한 영감을 가득 머금은 공간이다. 벽면에 그리드 형태로 배열된 빈티지 디자인·아트 서적, 섬세하게 선곡된 공간의 플레이리스트, 오랜 시간 머물며 작업해도 편안한 가구까지. 공간을 채우는 요소 하나하나에 높은 감도와 머무는 이를 향한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희소성 높은 책들은 8eyes을 찾아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빈티지 디자인·아트북 뮤지엄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풍부한 구성이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이것들을 누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 myview_film 양희종​반드시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모두의 감각을 깨우는 콘텐츠로 구성된 이곳은 사실 브랜딩 에이전시 AURG(이하 아우라지)의 백송이, 박진택 디자이너의 취향이 가득 담긴 공간이기도 하다. 그들이 오랜 시간 수집한 빈티지 북, 포스터, LP가 8eyes만의 아이코닉한 정체성이 된 것. 두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그들의 취향으로 물든 세계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백송이(좌), 박진택(우) 디자이너 © AURG​Interview with 백송이, 박진택 아우라지 &8eyes 공동 대표— 먼저 8eyes를 운영하는 브랜딩 에이전시 아우라지 스튜디오를 소개해 주세요.아우라지는 10년 전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로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브랜드 전략부터 비주얼, 버벌(verbal)까지 브랜딩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로 F&B나 뷰티, 생활용품 같은 소비재, 즉 B2C 브랜딩을 주로 전개하고 있어요.​​— 8eyes는 어떤 공간인가요?‘창작자들을 위한 영감의 공간’입니다. 편안하게 와서 음악을 듣거나 다양한 책을 보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며 8eyes를 만들었어요.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분들을 위해 좌석 아래에는 모두 콘센트를 설치했어요.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한 의자를 배치했고요. ​© myview_film 양희종 — 창작자를 위한 공간을 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아우라지가 B2C 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 브랜딩을 많이 하다 보니 대중적인 작업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패션이나 아트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언젠가 우리만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죠. 그러던 중 이 건물 2, 3, 4층으로 아우라지 사무실을 이사하게 됐는데요. 마침 2층이 빈 공간으로 남았습니다. 용도를 고민하다가 창작자들을 위한 영감의 공간이자, 아우라지의 브랜딩 작업에서는 선보일 수 없었던 우리 안에 감춰져 있던 분명한 취향과 감각을 녹여낸 공간으로 8eyes를 기획한 거죠. 8eyes의 다양한 빈티지 서적 콜렉션 © 이건희​— 빈티지 디자인·아트북이 벽면을 가득 채우며 공간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부여합니다.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서적도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어요. 저였다면 도난과 훼손을 걱정하며 개인 서재에 귀중히 보관만 했을 것 같은데요. (웃음) 다시 구하기도 어려운 희소성 높은 책들을 과감히 공개한 계기가 있을까요? 아주 단순한 이유였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고 싶었죠. 심플하죠? 오랜 기간 수집한 책들을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그분들이 흥미로워 하는 모습을 볼 때 더 기쁜 마음이 들더라고요. ​(왼) 8eyes 로고와 네이밍 아이데이션 과정 (오) 8eyes 로고 © AURG​— 8eyes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처음에 생각한 이름은 ‘No Idea’였습니다. 아이디어가 많은 공간인데 그걸 아이러니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상표권 등록에 실패해서 사용할 수 없게 됐죠. 이후 로고를 고민하다가 잠자리의 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잠자리 눈은 확대해 보면 수많은 작은 눈들이 모여 있는 구조인데, 멀리서 보면 픽셀처럼 보입니다. 하나의 장면을 수많은 눈이 동시에 바라보는 방식이죠. 그 모습을 보면서 같은 장면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덟 개의 눈’이라는 콘셉트를 만들었습니다. 여덟 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다양한 시선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 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 인사이트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박진택 디자이너가 그린 사진 중간에서 조금 하단에 보이는 ‘ㅅ’ 형태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김기석 디자이너가 실제 테이블로 구현했다 © AURG​— 공간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형태의 원 테이블,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책 선반을 보면 공간 디자인에도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아이디어를 공간에 구현하는 일은 김기석 디자이너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원래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적당한 크기의 테이블을 나열하는 걸 생각했는데요.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테이블 하나로도 임팩트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테이블을 한 판으로 크게 만들었습니다. 형태도 아이디어 단계에서 제가 러프하게 스케치만 해 본 것을 김기석 디자이너님이 그대로 실현해 주셨죠. 구현된 테이블 © 김기석 디자이너​책의 앞면이 보이도록 선반을 제작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책의 커버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공간 안에서 전시되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동시에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데요. 책이 빠지면 선반이 바로 비어 보이기 때문에 어떤 책이 사라졌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책을 함께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 가격대가 높은 책이라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둔 셈입니다. © myview_film 양희종꼼데가르송의 서적. 페이지마다 다른 위치에 총탄 구멍이 뚫려 있다 © 이건희​— 패션, 타이포그래픽, 컨템퍼러리 아트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소개하고픈 책을 뽑아볼 수 있을까요?꼼데가르송 관련 서적은 특히 애착이 갑니다. 타이포그래피 활용이 독특해요. 이 책은 각 페이지가 총 맞은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어요. 흥미로운 것은 같은 구멍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섹션마다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런 실험적인 디자인 방식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일본 사진가 모리야마 다이도(Daido Moriyama)의 초기 작업을 담은 사진집도 눈에 띕니다. 작가가 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이전에 제작한 오래된 책이에요. 거칠고 노이즈가 많은 흑백 사진 특유의 야생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죠. 작가의 사인이 담긴 버전으로 더욱 귀한 자료입니다. ​ 모리야마 다이도(Daido Moriyama)의 사진집 © 이건희​매거진 중에서는 일본 디자인 잡지 ;의 특별호도 여러 권 비치돼 있어요. 예를 들어 나이키의 초기 그래픽과 광고 작업을 모아 놓은 특집호나 게임 그래픽을 주제로 한 특별판 등 특정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호들을 수집했죠. 이런 잡지들은 과거 디자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디자이너들에게 특히 신선할 거예요. ​ © 이건희​— 책도 책이지만 포스터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프린팅 머티리얼 전반에 애정을 갖고 계신 듯해요.전시 중인 책과 포스터는 소장 중인 전체 컬렉션의 십분의 일에 불과해요. 앞으로 조금씩 교체하며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갈 계획이죠. 벽에 걸린 포스터는 제작 시기가 1990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합니다. 그중 1990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제작된 포스터가 가장 많고요. 책만큼 가격이 높지는 않지만, 액자에 넣어 여백을 두고 걸어두면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는 점이 흥미로워요. ​ (왼) 슈프림 스티커 액자 © 이건희, (오) 꼼데가르송 Début 포스터 © AURG​벽에 걸린 만화 액자는 작품처럼 보이지만, 사실 슈프림 브랜드 스티커예요. 스티커 삽화 자체는 일본 유명 작가가 그린 것이긴 합니다. 어쨌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티커를 액자에 넣어 전시하면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보이죠. 예상 밖의 조합에서 오는 재미를 의도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올 때 볼 수 있는 꼼데가르송 포스터는 8eyes 오픈을 기념해 ‘데뷔(Début)’라는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로 특별히 고른 거예요. © myview_film 양희종​— 빈티지 오디오도 벽면에 전시된 책, 공간을 가로지르는 테이블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LP를 직접 교체하며 음악을 트는 모습도 신선했고요.1960~70년대 빈티지 스피커 특유의 공기감 있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 설치된 스피커는 알텍(Altec) 제품입니다. 빈티지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 JBL과 함께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히는 모델이죠. 오랫동안 드나들던 송도의 한 오디오 수리점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쓰던 스피커였는데, 여러 번 부탁해 결국 8eyes로 가져오게 됐습니다. 해당 모델은 우퍼가 두 개 들어간 구조인데, 알텍 스피커 중에서도 이런 구성은 흔하지 않죠. 음악은 가능하면 LP로 재생해요. 빈티지 스피커는 디지털 음원보다 아날로그 레코드와 함께 들었을 때 특유의 배음과 공간감이 더 잘 살아나거든요. 다만 손님이 많거나 바쁠 때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기도 해요. 그래도 여력이 되는 선에서 최대한 LP로 음악을 틀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myview_film 양희종​— 인터뷰를 하는 지금은 일렉트로닉 장르의 음악이 재생되고 있는데요. 8eyes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을까요?특정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컬렉션을 구축한다기보다, 새로운 음반을 하나씩 직접 들어보며 선택합니다. 홍대의 레코드숍이나 온라인 플랫폼에 새로운 앨범이 올라오면 가능한 한 모두 들어보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음반을 구입해요. LP 한 장 가격이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로 적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들어보죠. 앨범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찾아보는 경우도 많고, 어떤 아티스트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음악이 좋아 구입할 때도 있어요. 실제로 공간에서 재생되고 있는 LP 역시 몇 주 전에 그렇게 발견해 구매한 거예요. 그렇다 보니 장르를 제한하지 않아요. 전자 음악이나 사이키델릭 계열의 몽환적인 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이나 영화 음악, R&B, 소울, 심지어 한국 가요까지 장르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게 재생하죠. 특정 음악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는 그날 공간의 분위기와 감각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택합니다. 음악이 공간에 머무는 경험의 일부로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디오 시스템 구축부터 음악 선정까지 많은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 © myview_film 양희종​— 8eyes와 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영감의서재 아우라지 운영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카페는 두 분이 운영을 맡아 주고 계셔서 저희는 점심 휴게 시간이나 주말에 조금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디자인 스튜디오가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8eyes 운영이 가끔 부담될 때도 있지만 여기서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가 사람들이 공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행복합니다.​ © myview_film 양희종​— 앞으로 8eyes에서 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저녁에 주류를 판매해 보고 싶어요. 위스키나 와인 한 잔 정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8eyes의 눈을 모티프로 활용한 굿즈도 만들고 싶어요. 본체가 디자인 스튜디오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지금은 본업이 바빠서 아직 진행하지 못하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시나요?퇴근 후 작업할 공간이 필요하거나 학교에서 작업할 공간이 필요한 분들이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찾는 분들이 여기서 오래 머무르고 무얼 하든 그 시간을 조금 편안하게 느낄 수 있길 바라죠.​Information​8eyes​장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42 2층운영 시간 | 13:00 - 21:00 (월요일-일요일)웹사이트 | 인스타그램​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42 2층​글 | 디자인프레스 객원기자 이건희자료 제공 및 협조 | 8eyes디자인프레스는 네이버와 디자인하우스가 만든 합작법인입니다. 현재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디자인, 공예, 아트와 관련된 새로운 콘텐츠를 매일 발행하고 있습니다.‘네이버디자인’ 주제판에서 사랑받아 온 ‘오!크리에이터’는 디자인플러스의 스페셜 콘텐츠 [Creator+]로 시리즈를 이어갑니다.​디자인플러스는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모색하는 혁신가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입니다. 네이버디자인을 담당해온 디자인프레스와 종합 디자인 전문 매거진 월간 〈디자인〉이 공동 운영합니다.Discover Your Favorites​. 매일의 새로움, 세상의 모든 팝업을 헤이팝에서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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