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로또'로 불리는 특별공급 청약 자격을 받는다는 '주택 특별공급에 관한 규칙'이 알려지자 무주택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러움과 함께 포상이 너무 과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국제대회에서 일정 성적 이상을 거둔 선수들은 기관추천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기관추천은 선수 개인이 직접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속한 연맹이나 협회를 통해 신청하면 해당 연맹 또는 협회가 시행사에 명단을 넘기는 방식이다. 아파트 소재지 지자체장이 결정하면 전용 85㎡ 이하 물량 중 최대 10%까지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으로 배정할 수 있다. 시·도지사 승인 시 수도권에서 15%, 그 외 지역에서 20%로 확대된다.
일례로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김제덕(17·경북일고)은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추천받아 신청할 수 있다. 실제 이달 초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세종자이 더 시티' 특별공급 대상자를 모집하는 공문이 게재됐다.
공문에 따르면 올림픽대회,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는 기관추천을 신청할 수 있다. 단체경기는 15개국 이상, 개인경기는 10개국 이상이 참가한 대회에서 3위 이상 성적을 거두면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 후 첫 공급단지인 '세종자이 더 시티' 특별공급에 2만2678명(기관추천분 제외)이 몰려 평균 경쟁률 92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4억2000만~4억7000만원으로, 인근 같은 주택형의 거래가인 8억원대보다 4억원 가량 싸다.
이를 놓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림픽 같은 큰 대회들의 국위선양 가치가 과거보다 낮아진 데다 최악의 주택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 성취에 대한 보상으로 특별공급 혜택을 주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씨는 "메달리스트는 이미 포상금과 연금, 남자는 군대 면제까지 많은 혜택을 받는데 주택 특별공급 자격까지 얻는 것은 과하다.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서민들에겐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요즘 청년층이 과연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이 가능할까 생각해보면 메달리스트의 주택 특공 혜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미 수십억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까지 주택 관련 혜택을 받는다니 황당하다", "특별공급 자격 부여는 구시대적", "메달 딴 거랑 낮은 경쟁률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메달리스트에게 일정 규모 이상의 혜택 제공은 적절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자영업자인 윤모씨는 "메달리스트들은 평생 운동만 하다 나라 이름을 걸고 출전해 국격을 높인 만큼 파격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실력 있는 체육인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입상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 스포츠 산업이 활성화하는 등 경제적 효과가 생기고, 생활체육 개념이 자리 잡아 국민 건강에 기여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http://news.v.daum.net/v/2021080313570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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